많지는 않지만 음식을 차려놓고 생각나면 간간히 찍었던 사진들을 모아봤어요.
요리를 정말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못해서 헤매던 신혼 초를 생각하면 정말 사람 된 듯한 집밥입니다. ㅜㅜ
물론 지금도 요리를 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요리계의 망 손이 이런 음식 다운 음식들을 하게 되다니 신랑은 가끔 깜짝 놀란답니다. ㅎ 칼질도 서툴러서 재료 준비만 1시간 걸리던 신혼초를 생각하면 눈물나는 발전이네요. ㅠㅠ 제가 다 감격.. ㅎ
신혼 초는 그래도 어른들이 먹는 음식이니 입맛에 맞게 대강 해서 먹어도 되지만,
이유식을 시작하면서는 정말 절망적이였어요.
이유식은 정말 요리의 기본이 안되어 있으니 너무 힘들었답니다.
요리의 기본은 기다림이라고 하는데, 은근 성격 급한 저는 뜸들이는걸 못기다리고, 팬 달궈지는 시간을 못 기다리고, 재료가 물에 불어나야 하는 시간을 못기다리고, 뜨거운 재료가 식어야하는것을 못기다리고, 냉동된 재료를 녹는 걸 못기다리고... 하아... 정말 너무 힘든 시간이였네요. 특히 이유식때 모든 재료를 잘게 다질때는 제 성격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봤답니다. ㅎ 물론 지금도 요리하면서 때에 맞춰 기다리는게 힘들고, 칼질 하는게 어렵지만 이때에 비할 바가 아닐 정도로 편해지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가끔 제가 없을때 아빠가 해주는 음식을 더 좋아하는 아들입니다. 하하 ㅠㅠ
많이 익숙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직은 밑반찬을 매번 해두는 일은 어렵더라구요.
한번 먹고 냉장고에 들어가면 안먹는 아들과 남편인지라 그때 그때 먹을 수 있는 음식과 반찬들로 주로 해서 먹습니다.
아직도 음식을 차려 내는게 고민되고 어렵지만, 개인적으론 이만큼 해내게 된 것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음식과 살림이 아니라 다른 일을 10년을 넘게 했으면 전문가 인것을...
나도 나름 주부 전문가?가 된 것이 삶에 대해 의문점들로 남아 있던 궁금증이 답이 되기도 했습니다.
어떤 면에선 울컥 슬프기도 하고 어떤 부분에선 감격적이면서도 어떤 면에서는 또 긍정적으로 이해 되어 가는 삶이 있기도 합니다.
고만고만한 음식 사진 가지고 글이 길어지네요 ㅎ
남들이 보기에 대단한 음식들은 아닐지 몰라도 스스로에게 대견한 마음이 들어 사진을 모아봤답니다.
또 10년후엔 어떤 음식들을 하고 있을까요.
아니면 그 쯤엔 외식만 하고 있을지도...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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